오늘 결승전을 끝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최근 월드컵을 주제로 다룬 기사를 보면 이전과는 다른 내용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경기 결과나 스타선수의 활약과 더불어 탄소배출량이나 그린워싱 논란 같은 환경 관련 내용이 나란히 나오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글로벌 스포츠 축제는 축제로서만 소비됐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이야기할 때 ESG를 함께 언급하는 현상이 전혀 이상하지 않게 됐다. 이 변화는 우연이 아니다. 기후위기가 삶의 배경이 아니라 전경으로 들어온 시대, 대형 국제 이벤트가 기후 논쟁의 무대가 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카타르 월드컵에서 시작된 탄소중립 논쟁이 흐름의 결정적 분기점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이라 할 수 있다. 국제적인 기후대응 기조가 있었던 까닭이었을까, 대회를 앞두고 카타르와 FIFA는 사상 최초의 '탄소중립 월드컵'을 공언했다.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선적 컨테이너를 활용해 지은 '스타디움974', 대회 후 해체할 수 있는 경기장 설계까지 내세우며 친환경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FIFA가 대회 뒤 실제 자료를 반영해 다시 계산한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381만 톤에 달했다. 이는 FIFA가 대회 전 제시했던 전망치 363만 톤보다도 많은 수치다. 글로벌 환경단체들은 이마저 경기장 건설과 항공 이동 등의 배출량을 과소평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척박한 사막에 새로 조성한 녹지가 영구적으로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컸다.[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선적 컨테이너를 활용해 건축한 '스타디움 974' © getyourguide]결국 스위스 광고·커뮤니케이션 업계의 자율심의기구인 공정성위원회(Swiss Fairness Commission)는 2023년 FIFA가 탄소중립 주장의 정확성을 입증하지 못했으며, 해당 홍보가 허위·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가기관의 법적 판결이 아니었지만 국제 이벤트가 탄소중립 주장에 신중해야 한다는 자율심의기구의 권고였다.여기에 경기장과 관련 시설 건설 과정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환경과 임금체불, 카팔라 제도로 상징되는 인권 문제까지 겹치며, 카타르 월드컵은 스포츠 이벤트의 이면을 국제사회가 정면으로 들여다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 땅이 아닌 하늘에 찍힌 탄소 발자국이번 월드컵은 이 논쟁을 다른 층위로 옮겨놨다. 참가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경기 수는 64경기에서 104경기로 늘었고 개최 도시는 미국·캐나다·멕시코의 16개 도시에 흩어져 있다. 선수단과 관중의 장거리 항공 이동은 구조적으로 불가피해졌다.다만 이번 대회의 탄소 배출량으로 제시되는 수치들은 산정 시점과 범위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캐나다·멕시코의 공동 유치위원회가 2018년 유치 제안서에서 내놓은 전망치는 약 360만 톤이었지만, 이는 경기 수가 80경기로 예정돼 있던 당시의 계산이다. 104경기 체제로 확대된 뒤 이 수치를 전면 갱신한 FIFA의 최종 탄소 배출량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영국 과학자단체 '글로벌 책임을 위한 과학자들(Scientists for Global Responsibility)' 등이 발표한 독립 보고서는 이번 대회의 탄소 배출량을 약 902만 톤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항공 이동이 약 772만 톤, 전체의 85.6%를 차지한다. 이 추정대로라면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큰 탄소 발자국이다. 상징적인 장면도 있었다. 환경 공약을 강조해온 잔니 인판티노(Gianni Infantino) FIFA 회장은 조별리그 17일 동안 24경기를 보기 위해 전용기로 27차례 이동했다. 항공 추적 자료를 토대로 한 분석에 따르면 이동 거리는 약 5만122㎞, 비행시간은 66시간이었고 그가 이용한 항공편의 탄소 배출량은 약 516톤으로 추산됐다. 이는 유럽연합의 평균 1인당 배출량을 기준으로 약 78명의 연간 배출량에 해당한다. 대회 주요 파트너에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와 카타르항공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도, FIFA가 내건 '2030년까지 배출량 50% 감축, 2040년 넷제로 달성' 공약과 계속 충돌한다. 물론 이런 논란이 이번 대회, 이번 종목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는 약 216만 톤, 2016 리우 올림픽의 탄소 발자국은 약 450만 톤이었다. 규모와 형태만 달랐을 뿐, 국제 스포츠 이벤트와 탄소 배출은 오랫동안 한 몸처럼 붙어 다녔다.축제를 축제로서만 즐기면 되지 않을까이쯤에서 누군가는 반문할 수 있다. 4년에 한 번, 전 세계가 함께 웃고 우는 축제인데 굳이 이렇게까지 흠을 잡을 필요가 있느냐고. 그러나 지금 북반구가 처한 상황을 보면 이 반문 자체가 더 이상 자연스럽지 않다. 2025년 여름 유럽 854개 도시에서는 폭염 관련 사망자가 약 2만4,400명으로 추산됐고, 연구진은 이 가운데 약 1만6,500명, 즉 68%를 기후변화로 심해진 더위에 따른 추가 사망으로 분석했다. 2026년에도 유럽은 5월부터 이례적으로 이른 폭염에 시달렸다. 프랑스 보건당국은 5월 폭염 경보가 내려진 17개 지역에서 최소 300명의 초과 사망을 잠정 집계했다. 이어 6월 22~28일 전자 사망진단 자료에서는 전체 사망자가 전주보다 2,025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수치는 아직 완전히 취합되지 않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통계이므로, 전부를 폭염 사망자로 단정할 수는 없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열사병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2026년 5월 유럽 지표면 온도를 위성으로 촬영한 사진 © 유럽우주국(ESA)]이런 현실 속에서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탄소 발자국을 모른 하거나 애써 축소하려는 태도야말로 더 불편한 일이다. 축구경기에서도 선수 한 명, 심지어 관중 한 명이라도 생명이 위독해지면 경기 자체가 중단된다. 기후위기로 인한 인명 피해에 관심을 갖는 것이야말로 지금 시대에 요구되는 최소한의 감수성이다.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기후위기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국제 연구자 네트워크인 세계기상특성분석(WWA)은 이번 월드컵에서 습구흑구온도(WBGT)가 28도를 넘는 위험한 조건에서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가 5경기라고 분석했다. 이는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경기 연기나 지연을 권고하는 기준이다. 이번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도 폭우와 낙뢰로 프랑스와 이라크전에서 전반전 종료 후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하프타임이 2시간 넘게 이어졌고, 멕시코와 잉글랜드전의 경기 시작 시간이 지연되는 등 경기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별도의 특성분석 없이 이들 사건을 곧바로 기후변화의 결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극한 기상에 얼마나 취약한지는 분명하게 드러났다. 폭염이 일상화되면 특정 위도와 계절에는 월드컵을 안전하게 개최하기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스포츠가 기후에 이만큼 취약하다는 사실은, 지속가능성이 부수적 이슈가 아니라 대회의 존립 조건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비판이 만드는 선순환다행인 것은 월드컵의 탄소감축 공약과 관련된 비판들이 허공에 무심하게 흩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탄소 감축을 설계 원칙으로 삼기 시작한 변화를 카타르 월드컵 논란의 직접적인 결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2024 파리 올림픽의 저탄소 계획은 카타르 월드컵 이전부터 추진됐다. 그럼에도 카타르 월드컵 당시 탄소중립 공언과 실제 결과를 둘러싼 논란은 국제 스포츠기구가 탄소중립을 주장할 때 더 엄격한 근거와 투명성을 요구받게 만든 계기로 작용했다.그리고 그 대표적인 사례가 파리 올림픽이다. 파리 조직위원회는 런던·리우 대회의 평균 탄소 발자국보다 배출량을 절반가량 줄이겠다는 목표와 함께 약 158만 톤의 탄소예산을 미리 설정했다. 올림픽 폐막 뒤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최종 탄소 배출량은 약 159만 톤으로, 자체 산정 방식에 따르면 런던과 리우 평균보다 54.6% 적었다. 다만 이후 프랑스 생태전환부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정 방법과 별도 관중조사를 적용해 내놓은 사후 평가는 이보다 많은 약 208만 5,000톤이었다. 그럼에도 이전 경기보다 상당량 적었다. 참고로 2012년 런던 올림픽은 약 330만 톤, 2016년 리우 올림픽은 약 450만 톤이었다.[2024 파리 올림픽 경기장으로 활용된 박물관 '그랑팔레' © olympics.com]이를 위해 파리는 신축 경기장 대신 베르사유 궁전과 박물관 그랑팔레 등 기존 시설과 임시 구조물로 전체 경기장의 95%를 충당했다. 모든 경기장을 대중교통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고, 대회 종사자와 자원봉사자에게 제공한 식사의 평균 탄소 발자국을 일반 프랑스 식사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탄소예산을 대회 전에 설정하고 이를 시설·에너지·교통·식단 설계에 반영했다는 점은 다음 대회의 기준을 바꾼 사례로 평가할 만하다. 북중미 월드컵을 둘러싼 지금의 논쟁 역시, 당장 북중미 월드컵의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다음 월드컵과 다음 개최지의 기준을 한 단계씩 끌어올리는 압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응원은 응원대로, 비판은 비판대로그럼에도 나는 이번 월드컵의 거의 모든 경기를 챙겨 봤다. 그리고 동시에 이 대회의 탄소 발자국과 그린워싱에 대해서도 계속 불평할 생각이다. 이 두 가지는 결코 모순이 아니다. 축제를 온전히 즐기는 것과, 그 축제가 딛고 선 탄소 발자국의 무게를 직시하는 일은 함께 가야 한다. 예전처럼 축제를 축제로만 소비하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열광과 비판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는 성숙함이다. 그 불편함이야말로 다음 대회를 조금 더 나은 방식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동력이다.by 김원상(기후솔루션 언론 커뮤니케이션 담당)[관련기사]2026 월드컵, 역대 최대 탄소 월드컵이 될까


- 기획기사,인터뷰
-

[ESG와 스포츠 축제]
축제는 더 이상 축제로만 조명되지 않는다
보러가기 +
-

[ESG와 제헌절]
제헌절에 다시 읽는 헌법 속 ESG
제헌절은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과 함께 5대 국경일에 속하며 정부 수립과 헌정 질서의 출발에 뿌리를 둔 날이다. 2026년 7월 17일, 대한민국은 올해 78번째 익숙한 제헌절을 맞지만 이번 제헌절은 작년 제헌절과 다르다. 올해부터 제헌절은 '공휴일'이다.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올해 제헌절은 2008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단순히 쉬는 날이 하나 늘어난 것을 넘어, 우리 사회가 스스로에게 부과한 약속을 다시 들여다볼 계기가 생겼다는 점에서 이번 제헌절의 의미를 되돌아보자.[대한민국 헌법공포기념 사진 © 국립민속박물관]헌법이 보장한 환경권, 그 가능성과 한계헌법의 힘은 좋은 가치를 ‘선언’하는 데 있지 않고, 그것을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장치'에 있다. 그리고 이 헌법을 ESG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면 최근 기업과 사회가 지속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다루는 주제들이 이미 조문 곳곳에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ESG 관련하여 헌법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권리는 '환경권'이다. 헌법 제35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이 환경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은 1980년 제 8차 개정에서 처음 신설되었고, 이후 1987년 현행 헌법에서 지금의 형태로 정비되었다. 환경을 개인의 권리이자 국가의 의무로 명시한 것은 당시로서는 이례적인 진전이었다.[대한민국 헌법 제 35조 1항 © ESG.ONL]다만 여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환경권은 헌법학에서 '추상적 권리'로 분류된다. 헌법에 권리가 적혀있어도 그 조항만으로 곧바로 소송에서 구제 받기는 어렵고, 개별 법률로 구체화되어야 실제로 작동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헌법 제35조 제2항은 "환경권의 내용과 행사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선언은 출발점일 뿐, 이를 뒷받침할 별도의 절차가 필요함을 인정하는 셈이다.헌법 119조가 담은 오래된 질문기업의 역할과 경제 질서에 관한 조항도 있다. 헌법 제 119조 제 1항에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를 보장하며, 제 2항에서는 국가가 균형 있는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시장 지배와 경제력 남용 방지, 경제 주체 간 조화를 위하여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른바 '경제 민주화' 조항이다. 경제를 기본적으로 자유에 맡기되, 성장의 열매가 한쪽으로 쏠리거나 소수의 거대 경제 주체가 시장을 좌우하지 않도록 국가가 균형을 잡는다는 원칙의 조항은 1987년 개정한 현행 헌법부터 도입되었다.이 조항은 '기업이 주주의 이익만을 좇아야 하는가, 아니면 노동자와 지역사회와 같은 이해관계자까지 고려해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담고 있다. 이렇게 보면 최근 지속가능성 논의의 중심에 놓인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즉 기업이 주주뿐 아니라 노동자와 지역사회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관점은 새로운 주장이 아니라 헌법에서부터 명시된 논점임을 알 수 있다. 공시의무화, 선언을 이행으로 만드는 장치헌법에 명시된 권리와 조항을 살피면 가치의 선언과 그 이행은 다른 문제이며, 이행은 측정과 공개, 검증하는 절차를 통해 실현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지금 지속가능성 규범이 지나고 있는 국면이 정확히 이 지점이다. 오랜 기간 자율에 맡겨졌던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정보 공개가 정해진 기준에 따른 ‘'공시 의무'로 전환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nternational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ISSB)가 2021년 설립되어 2023년 공시기준(지속가능성 공시·기후관련공시)을 내놓았고, 유럽연합은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지침(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CSRD)을 시행 중이다. 한국도 2026년 2월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 KSSB)가 공시 기준서 제1·2호를 확정했으며, 금융위원회는 2028 사업연도부터 연결자산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 약 58곳을 시작으로 ESG 공시를 단계적 의무화를 추진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기업의 미재무정보를 재무제표에 준하는 신뢰성으로 다루겠다는 것이다.물론 반대 흐름도 있다. 유럽연합은 2026년 규제 부담을 덜어 주는 방향으로 공시 일정과 범위를 손질하고 있고, 국내 재계도 준비 기간과 비용을 이유로 속도 조절을 요구해 왔다. 선언을 이행 장치로 옮기는 일이 그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방증이다.[헌법재판소 전경 © 헌법재판소]최초의 헌법이 제정되고 78번째 해가 지났지만, 오래전부터 헌법에 명시된 환경권과 경제민주화가 현실에서 만들어 내는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권리와 책임은 이를 이행하도록 하는 법률과 절차가 마련됐을 때 비로소 실현된다. 오늘날 지속가능성 규범 역시 같은 선상에 놓여 있다. 좋은 가치는 측정되고 공개될 때 힘을 얻는다는 헌법 78년의 교훈은 이제 막 선언에서 의무로 넘어가는 ESG 공시에도 적용된다.by Editor L보러가기 +
-

[ESG와 공시 제도화]
ESG 공시 최종안 확정, 5년 만에 정해진 방향
정부와 여당이 지난 7월 8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지속가능성(ESG) 공시 제도화 방안' 최종안을 발표했다. 2021년 1월 ESG 공시 도입 논의가 처음 시작된 지 5년만이다. 이번 공시 최종안은 올초 공개된 정부 초안과 비교해 기업 자산총액 기준은 낮추고, 법정공시는 즉시 시행토록 하는 등 국제 기준에 맞춰 한층 내용이 강화되었다. 금융위원회는 "공시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인 이행을 이끌어나가겠다"며 공시 최종안의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 관련 당정 협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국회의원실]초안과 달라진 핵심이번 공시 최종안의 가장 큰 변화는 공시 대상이 확대되었다는 점이다. 이전 초안은 2028년 연결자산총액 3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시작하는 구조였다. 최종안은 2028년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공시를 시작하여 2029년 5조 원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확정됐다. 당정은 이후 2030년 2조 원 이상 기업까지 추가 적용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28년 291개사, 2029년에는 3,171개 기업이 공시 범위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기업 일부는 2029년부터 EU 역외공시* 의무 적용 대상이 되는 만큼, 국내 기업들도 서둘러 공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논리가 이번 최종안에 반영된 것이다.*EU 역외공시 : EU 역내 매출이 일정 기준을 넘는 비EU 기업에 대해 EU가 정한 기준에 맞춘 ESG 정보 보고를 의무화하는 것.[ESG 공시 최종안 적용 시 공시 포함 기업 수 © 금융위원회]공시채널도 달라졌다. 정부 초안은 2028년 자산총액 30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부터 거래소를 통한 의무공시를 먼저 시작하고, 일정기간 경과 후 법정공시로 전환하는 내용이었다. 최종안은 2028년 첫 공시부터 거래소 의무공시 대신 자본시장법상 사업보고서 기재사항으로 즉시 편입하는 법정공시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유지되는 정책과 면책 제도공시 최종안의 최대 쟁점중 하나였던 스코프 3(Scope 3)공시는 기업별로 공시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기존 방침을 유지한다. 연결자산총액 10조 원 이상 기업은 2031년, 5조 원 이상은 2032년, 2조 원 이상은 2033년(잠정)부터 해당 방침이 적용된다. 중소기업기본법상 소기업이면서 고탄소 배출 업종이 아닌 기업은 스코프3 공시를 면제한다. [ESG 공시 최종안 추진 방향 © 금융위원회]공시 최종안 도입 초기 3년 동안은 혼란을 막기 위해 기업 대상 면책제도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공시 정보 전반에서 공시 오류나 누락이 발생하더라도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 행정제재, 형사처벌을 폭넓게 면제될 수 있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워싱에 해당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과 행정 책임을 엄격히 묻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시정보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제3자 인증은 공시 의무화 2년 뒤인 2030년부터 의무화된다. 인증범위, 수준, 인증업자 진입규제 등 세부적인 제도설계는 의무화 일정에 맞춰 자본시장법령 개정 과정에서 구체화 될 예정이다. 공시 최종안에 대한 우려와 과제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6단체는 공시 최종안 발표 전날 공동성명에서 "공시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자율공시 단계 없이 법정공시가 바로 시행되면 법적 리스크가 기업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스코프3를 3년간 유예하는 제도에 대해 아쉽다는 평가도 있다. 일본 등 주요국과의 제도적, 산업적 격차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ESG 공시 및 탄소배출량 산정 관련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28년까지 '한국형 기후리스크 통합플랫폼'을 개발하여 무상공개하고, 주요 수출 15개 업종의 '공급망 특성별 스코프3 가이드라인'을 구축 및 지원할 계획을 밝혔다.ESG 공시 의무화의 방향은 확정됐다. 이제 기업에게 남은 과제는 규제에 맞춰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수집과 관리, 검증 체계를 실질적으로 갖추는 일이다.by Editor L보러가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