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와 스포츠]
3만 명의 인생을 바꾼 축구공의 철학, 그리고 손흥민의 선택
LAFC 홈페이지에 접속해 재단 페이지를 클릭하면 여러 자리 수의 숫자들이 눈길을 끈다. 3만 명 이상의 소외계층 청소년, 40개 이상의 풋살코트 등의 숫자 기반 정보들은 오늘 이 시간까지 LAFC 재단이 기여한 구체적 성과를 나타낸다.오늘은 손흥민이 주목했을, 그 숫자들이 만들어진 철학과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대부분의 기업 사회공헌은 현재 기업이 처한 상황에 기반해 일회성 이벤트나 기부금 전달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이다. LAFC 재단은 이런 흐름과 완전히 다른 접근을 택했다. '축구를 통해 인생을 바꾼다'는 미션 아래, 일관되게 구축한 지속가능한 사회변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착한 불편함을 선택한 브랜드 LAFC"편리함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는 이제 끝났습니다. 이제는 불편함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옵니다."얼마 전 ESG.ONL에 소개된 톤28 박준수 대표의 메시지다. 이 메시지는 LAFC 재단의 철학과도 이어진다.쉬운 길이 있었다. 스타 선수들의 이름을 내세워 화려한 기부 이벤트를 열거나, 큰 금액을 한 번에 기부하며 언론의 주목을 받는 방법 말이다. 하지만 LAFC는 '불편함'을 선택했다. 매주 LA 와츠지역 100명의 어린이들과 만나는 축구 프로그램인 '닉 키즈 축구 프로그램(Nicks Kids Soccer Program)', 4,000명 규모의 청소년들이 리그에 참여해 코칭을 받을 수 있는 LAFC 소 칼 유스 프로그램(LAFC So Cal Youth Program), 연중 12,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혜택을 받는 약 40개 이상의 풋살코트 관리, 개설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역사회 유소년을 대상으로 축구 커뮤니티를 만들고 확장한다. 이를 통해 지역 커뮤니티의 건강한 협력과 성장에 기여한다. 쉽지 않다. 모든 프로그램은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불편한 선택의 연속이다.[LA 왓츠지역의 '닉 키즈 축구 프로그램' 참가자들 ⓒLAFC]LAFC의 이런 불편함이 만들어낸 결과는 명확하다. 2018년부터 파트너십을 맺은 글로벌 기업 '쉐브론(Chevron)'과 함께 현재까지 7개의 풋살 코트를 새롭게 단장했다. 가장 최근에는 호손의 버드 카슨 중학교에 새 풋살 코트를 완공하며 1만 달러를 추가 기부했다. 쉐브론의 축구 프로그램 매니저 제니 매킨토시(Jenny Macintosh)는 "LAFC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연중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에게 축구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경기장 안팎에서 그들의 성장을 지원한다"고 말했다.실제로 베이커스필드의 칩맨 주니어 하이스쿨, 호손의 여러 학교들을 포함해 남부 캘리포니아 전역에 걸쳐 축구코트 재단장이 이뤄졌다. 이는 단순한 시설 개선이 아니라 지역 청소년들에게 안전한 놀이 공간을 제공하는 사회 인프라 구축으로 기능한다.수혜자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동기를 만들어내는 커뮤니티 시스템LAFC 재단의 차별점은 지속성에 있다. LA 교육청의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비욘드 더 벨 고등학교(Beyond the Bell)'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학교 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종합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비욘드 더 벨 고등학교의 지역 디렉터 하워드 서파스(Howard Serpas)는 "LAFC 재단의 지원을 통해 아이들이 스포츠 프로그래밍에 접근할 수 있고, 가족들을 경기에 데려갈 기회를 얻으며, 프로 선수들을 커뮤니티로 초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양 측에 윈윈상황을 제공한다. 아이들에게는 프로그램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고, 인생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하며, LAFC는 평생 팬을 얻을 수 있다. 아동 개개인의 웰빙에 초점을 맞추고 아이들이 긍정적인 사람들과, 긍정적인 환경에 싸여, 긍정적인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둔 닉 키즈 축구 프로그램도 같은 효과를 얻을 가능성이 있다. LAFC 소 칼 유스 프로그램은 청소년 축구선수를 육성하고, 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선수 발전을 위한 전문지식 환경을 제공한다. [LAFC 재단의 로고 ⓒLAFC]LAFC 공동 사장 겸 단장 존 토링턴(John Gerard Thorrington)은 "LAFC 소 칼 유스 파트너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클럽은 이미 아카데미에 있는 선수들뿐만 아니라, 남부 캘리포니아 청소년 모든 선수들과 학부모들에게 선한 영향력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이로 인해 교육 현장에서 나타나는 변화는 더욱 구체적이다. 프로그램 참여는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축구환경 접촉이 아니라 교육 생태계 전체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교사들은 코스의 인기를 자신한다. 한 번의 프로그램이 학교 전체의 학습 분위기를 바꾸고, 교사의 교육 효과성을 높이며,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증진시킨다고 구체적으로 증언한다. 이는 LAFC 재단이 추구하는 '더 나은 선택을 이끄는 브랜드의 힘'을 보여준다. 단순히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의 수혜자들이 스스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과 동기를 제공하는 것이다.[2025년 가을 '소 칼 유스 프로그램' 모집 ⓒLAFC]의미 있는 불편함이 만든 성과들일회성 기부보다 복잡한 장기 파트너십, 화려한 이벤트를 넘어선 일상적인 프로그램 운영, 가시적 성과보다 구조적 변화의 추구. 모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불편한 선택들이다. 하지만 그 결과 LAFC가 얻는 것은 명확하다. 3만 명에서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수혜자 규모, 2024년 케빈 페인 커뮤니티 임팩트 어워드 수상, LA84 얼라이언스 프로그램을 통한 지역 11개 프로팀과의 협력, 그리고 손흥민이라는 글로벌 스타의 선택이 그것이다.한국인의 입장에서 손흥민의 LAFC 선택을 단순한 이적으로 바라보기엔 아쉽다. 개인의 축구교실을 비롯해 손흥민 선수가 축구를 통한 사회, 커뮤니티 기여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는 계속된다. 그런 면에서 단순히 축구를 하는 것을 넘어 사회를 위해 직접 행동하는 스포츠 조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LAFC로의 이적을 ESG의 입장에서 보게 된다.손흥민의 선택은 MZ세대와 알파세대가 요구하는 브랜드 가치와도 일치한다. 단순히 좋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뿐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와 가치를 함께 창출하는 브랜드를 선호하는 트렌드 말이다. 단순히 축구만 좋아하고,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자신의 영향력을 사회적 가치 창출에 활용하는 선수로 거듭나고자 하는 손흥민에게 LAFC는 완벽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LAFC 재단의 3만 명에 달하는 임팩트는 7년간 축적된 신뢰와 체계의 결과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일회성 이벤트로는 만들 수 없는, 지속적인 행동과 시스템적 접근의 성과다. 손흥민이 발견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었다. 개인의 선의에 의존하는 자선활동이 아니라, 조직 차원에서 구축된 사회변화 인프라, 그리고 그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지속가능한 운영 시스템이 그와 함께할 것이다.by Editor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