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도 기부할 수 있을까? 좋은 의미로 가상자산을 보유한 개인이나 기업이 공익 목적으로 기부에 참여하고자 하더라도 이는 어려운 일이었다. 비영리법인이 이를 제도권 안에서 수령하고 현금화할 공식적인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가능성으로만 머물던 가상자산 기부가 실제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가상자산 기부의 제도화
2025년 6월, 금융당국이 비영리법인 및 가상자산거래소의 가상자산 매각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비영리법인에 대해 매도용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비영리법인과 가상자산거래소의 내부통제 체계 확보와 매도 사전·사후 공시의무 부과, 자금세탁방지에 주안점을 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상자산이 공익재원으로 활용되기 위해 필요한 공익성과 투명한 운영 조건이 제도적으로 마련된 것이다.

[비영리법인 및 가상자산거래소 매각 가이드라인 비교 © 금융위원회]
가상자산 기부, 운영은 이렇게
2025년 12월 18일부터 2026년 3월 18일까지 대한민국 최초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비영리법인 사회연대은행은 취약계층 자립 지원을 위한 가상자산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다. 코빗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하여 기부 플랫폼 환경을 구축하고, 기부자들이 안전하고 간편하게 가상자산을 기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기부금은 앞으로 사회연대은행이 지원하는 취약계층의 자립 기반을 다지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은 가상자산 기부금이 실제 공익재원으로 전환되기 위해 필요한 조건과 절차를 보여준 사례다.

[코빗 x 사회연대은행 가상자산 기부 캠페인 대표 이미지 © 사회연대은행]
캠페인의 구체적인 운영 단계에서 양사는 참여자 명단을 바탕으로 특수관계인 해당 여부를 확인하고, 가상자산 기부심의위원회 운영 절차를 마련해 기부의 적정성과 현금화 계획을 내외부 이해관계자에게 공개했다. 또한, 심의위원회에서 공지한 일정에 따라 지체 없이 현금화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참여자에게 안내하는 방식으로 운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투자 수단을 넘어, 나눔의 도구로
사회연대은행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조성된 가상자산 기부금을 '함께온기금'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함께온기금은 사회연대은행이 운영하는 사회적금융 기금으로 금융취약계층의 생활 안정과 금융교육 등의 지원을 목표로 한다.

[코빗 x 사회연대은행 가상자산 기부 캠페인 이미지 © 사회연대은행]
코빗과 사회연대은행이 협업한 이번 캠페인은 그간 투자와 결제 수단으로만 쓰이던 가상자산이 사회적금융으로서 역할을 하고, 지속 가능한 재원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존 금융 구조와 자산의 흐름에 익숙한 캠페인 참여자들이 제도권 금융 밖에 있는 이들의 자립을 돕고, 그 지원이 꾸준히 이어지도록 하는 사회적금융기금 운영 방식에 공감했다는 점에서도 이 캠페인은 의미있는 시도다.
가상자산의 활용 범위를 한 단계 넓힌 이번 캠페인은 기업이 공익 목적의 가상자산 기부를 어떻게 설계하고, 기부 참여자의 신뢰를 쌓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하나의 답이 될 것이다.
by Editor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