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컵 값이 따로 찍히고, 빨대는 요청해야만 받을 수 있는 풍경이 머지않아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지난 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공식 보고하며 2035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이행을 위한 10가지 주요 과제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하나로 언급된 탈플라스틱 종합대책은 일회용 컵을 별도로 계산하는 제도 개편, 빨대 사용 제한을 포함하여 우리의 일상적인 소비 형태를 직접 겨냥한다.
정부는 왜 지금 탈플라스틱 정책을 내놓은 것일까?
선택이 아닌 필수, 탈(脫)플라스틱 정책
정부가 탈플라스틱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환경이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미 일회용 플라스틱을 전면 금지하는 지침을 시행 중이며, 유엔(UN) 역시 '국제 플라스틱 협약'을 통해 글로벌 단위의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이 기후·환경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각 국가와 국제기구가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 발맞춰 우리 정부 역시 탈플라스틱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탈플라스틱 종합대책 대국민 토론회 ©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 정부가 찾아낸 문제점은 플라스틱의 '과도한 사용'이다. 국내 폐플라스틱 배출량은 2023년 약 771만 톤으로,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에는 1천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플라스틱이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소재라 하더라도, 일회용품과 포장재 소비가 폐기물 증가와 환경 잔류 문제를 키워왔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이에 정부는 플라스틱의 사용 단계부터 줄이는 '원천 감량'을 정책의 핵심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재생원료 사용 확대를 병행해 2030년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700만 톤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이렇게 탈플라스틱 정책이 생활 밀착형 공간인 카페에 찾아왔다. 일회용 컵을 별도로 계산하는 '컵 따로 계산제'와 매장 내 빨대 제공 제한은 이미 화제에 오른 바 있다. 소비자가 소비 단계에서 비용과 불편을 체감하게 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계산이다.
환경과 현실 사이, 탈플라스틱 정책의 과제
이러한 정책은 단순한 규제를 넘어 카페 문화 전반의 변화를 예고한다. 일회용 컵이 기본값이던 주문 방식은 점차 다회용 컵이나 개인 컵 사용을 전제로 한 구조로 전환되고, 빨대 역시 '당연히 제공되는 물품'이 아닌 선택 사항이 된다. 예를 들어 5000원 음료를 구매할 경우, 일회용 컵 사용에 따른 비용 100~200원이 별도로 더해져 영수증에 함께 표기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는 컵 사용에 따른 비용을 직접 인식하게 되고,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선택의 책임 역시 개인에게 돌아온다. 동시에 관련 법 개정에 따라 일회용 컵을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 카페 또한 제도 준수를 전제로 한 운영 방식의 변화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일회용 컵 © Unsplash]
한편,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연하게도 뒤따르는 일상적 불편에 대한 지적과 함께, 업장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들에게는 제도 이행 과정 자체가 운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음료 가격과 일회용 컵 가격을 어떻게 구분해 책정하고 안내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실제 현장에서는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탈플라스틱 정책은 환경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과, 일상과 영업 현장이 감당해야 할 변화 사이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와 업계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적용과 명확한 기준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
또한 텀블러 지참 시 할인과 같은 유인책을 적극 활용해, 환경을 위한 전환이 부담이 아닌 선택으로 인식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시민이 자연스럽게 환경에 동참하고 그 책임을 체감할 때, 탈플라스틱 정책은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by Editor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