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5년의 후반기에 접어든 지금, 주요 기업들의 실적보고가 마무리 되는 이 시점에 실적만큼이나 중요하게 살펴봐야 하는 보고서가 있다. 기업의 ESG 행보를 점검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ESG 경영을 위한 기업의 목표와 행보, 전망을 확인할 수 있어 기업의 환경·사회적 책임이 대두될수록 중요한 평가 지표의 역할을 한다. 오늘은 국내 뷰티 업계의 선두 주자 '아모레퍼시픽'의 ‘2024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리뷰한다.
2030 A MORE Beautiful Promise
[2024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지속가능성 보고서 표지 © 아모레퍼시픽]
K-뷰티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55억 달러(한화 약 7조 6,026억 원) 규모로, 역대 최고 규모를 기록했다고 한다. 전통적 수출국인 중국 뿐 아니라 중동과 남미에도 활발히 진출하며 K-뷰티의 성과가 특정 지역에 한해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증명했다. 이런 K-뷰티의 중심에서 ‘사람을 아름답게, 세상을 아름답게’라는 소명 아래 활약 중인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은 어떻게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
아모레는 '고객·사회와의 동행'과 '대자연과의 공존'이라는 두 축을 바탕으로 5개의 약속을 이행하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고객의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실현에 이바지하기 위해 전과정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로 모든 신제품의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재의 소재 개량을 통해 화장품 포장재로 인한 환경 영향을 저감시키고, 뷰티 제품 전반의 원료로 활용되는 팜유 재배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팜유 협의체(Roundtable on Sustainable Palm Oil, RSPO)'의 인증을 받은 팜유를 전면적으로 사용하는 노력도 실행 중이다. 이 외에도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확산하며 아모레는 환경과 사회 전반을 향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다.
화장품 개발과 제조 과정에서의 지속가능성
아모레가 수립한 제품 전과정평가는 제품의 원료 추출, 생산, 유통, 사용, 폐기 등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 평가는 화석연료, 물 사용, 산성화, 독성 성분, 미세먼지 형성 등 환경과 인간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요건들을 담은 16가지 범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전과정평가는 신제품 개발 시 참고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로,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는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산업 전반의 긍정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도 있다.
[동북·북촌풍력발전단지 ©신재생에너지가이드]
더불어 아모레는 2024년 주요 생산 사업장 4곳과 전국 물류센터에서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며 RE100을 달성했다. 아모레는 사업장과 물류센터의 유휴 부지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직접 구축하고, 직접·제3자 전력구매계약(PPA, Power Purchase Agreement), 가상전력구매계약(VPPA, Virtual Power Purchase Agreement),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구매, 녹색 요금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재생에너지 전환을 꾀했다. 이 중 VPPA는 아모레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체결한 전력구매계약 형식이다. 이로써 아모레는 국내에서 도입할 수 있는 최대한의 재생에너지 확보 방법론을 적용한 기업이 되었다.
가치소비를 위한 기업의 노력
아모레는 비즈니스와 관련한 ESG 사안 중 우선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사안을 식별하기 위해 중대성 평가를 진행한다. 2024년 보고서의 1순위에 오른 중대성 사안은 포장재 환경 영향이다. 포장재 개선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개선해 환경에 실질적인 긍정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부분의 화장품에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Reduce), 재활용성을 높이고(Recycle), 재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Reuse), 직접 용기를 회수(Return)하는 4R 전략의 플라스틱 순환 모델 구축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모레는 재활용 플라스틱 적용 확대와 포장재 경량화로 2024년 한 해 동안 1,696톤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또한 뚜껑 디자인 개선과 불필요한 스패출러 사양 제거를 통해 약 4.2톤의 플라스틱 사용량 절감에 성공했다. 아모레는 이러한 개선 사항을 지속 적용하여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리필 캡슐을 도입한 화장품 ©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패키지에 플라스틱 외의 소재를 혼합해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재활용을 쉽게 한 사례도 있다. 펌프에 들어가는 철제 스프링을 제거하거나, 뚜껑의 소재를 철제에서 용기와 동일한 플라스틱 소재로 교체하여 복잡한 과정 없이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제품 사양을 개선하였다. 또는 리필 용기를 별도로 판매하여 케이스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도록 독려해 새 제품을 구매하는 것에 비해 81%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공병수거 캠페인으로 직접 자원순환에 개입해 누적 2,721톤의 공병을 수거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자원순환 모델은 아모레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 만으로도 ESG에 보탬이 된다는 가치소비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아모레가 지키는 것은 단순히 지구와 환경을 넘어 하나의 문화가 된 K-뷰티의 지속가능성일 것이다. 아모레가 그리는 아름다운 세상이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통해 그 모습을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
by Editor 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