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on lunchbox
ESG 최신 뉴스
[국내동향] '하이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2024.04.26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25일 긴급 기자회견은 지난 총선보다 뜨거웠다. 우리나라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의 내홍이 연일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어도어의 모회사이자 대립의 대척점에 있는 하이브(대표 박지원)는 코스피 상장사다. 하이브 외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SM, JYP, YG 역시 상장사인 것은 맞지만 세 회사는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코스피는 코스닥보다 규모나 매출액 면에서 더 까다로운 상장 기준을 요구한다. 그만큼 하이브의 매출, 시가총액, 사회적 영향력은 다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보다 앞선다. 


상장사라는 것은 ESG 의무공시의 대상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아직 정확한 기준과 대상이 법제화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대기업집단 기준에 충족한 하이브는 가장 엄격한 기준의 의무공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많은 상장사들이 의무공시의 예행연습 격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자율 발간해온 것처럼 SM, JYP, YG 세 회사와 하이브 모두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투명하고 전문적인 이사회 운영’, ‘친환경 성과와 고용 다양성’, ‘주주가치 제고’, ‘재무 관리 등 리스크 예방’ 등이 이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언급됐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하이브의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 HYBE]


어도어 사태는 기업 거버넌스와 직결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에서 뉴진스의 홍보를 막았다는 이야기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하이브 내에는 다양한 레이블과 아티스트들이 존재한다. 상호 간의 경쟁은 당연히 불가피하고, 경쟁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뿐만 아닌 여느 산업의 기업들도 다양한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고 경쟁과 협업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갖춘다. 다만 민희진 대표는 경쟁의 과정에서 하이브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의 가치를 떨어트려 불법적으로 지분을 늘리려 했다고 주장했고, 사실이라면 민희진 대표는 주주가치는 물론 어도어 임직원들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셈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던 하이브

하이브의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에는 ‘지속가능한 엔터테인먼트를 위하여(For Sustainable Entertainment)’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리고 세 페이지 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앞서 고민하고, 본업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성장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보고서를 연다. 또한 하이브를 오랫동안 사랑 받는 기업, 산업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한다. 약속대로라면 하이브와 어도어 간의 갈등 역시 결과적으로는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으로 남을 수 있어야 한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 좋은 거버넌스, 즉 공정한 시스템에 기반한 산업으로 변모할 기회일 수 있다.


영향력 커지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숙제

‘팬덤’이라는 단어는 ‘팬더스트리’로 바뀐 지 오래다. 미국을 대표하는 팝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이 지역경제 전체를 움직이며 ’스위프트노믹스’, '투어노믹스'와 같은 용어가 생겨났다. 하이브 또한 공연이 열리는 도시 전체를 테마파크화 하는 ‘더 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아티스트와 연계한 볼거리, 먹거리, 숙박 상품을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지자체는 물론 국가 경제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적과 영향력이 커진 만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주주 규모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기업의 운영에 대한 관심사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업계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번 사태는 거버넌스에서 기인하는 조직만족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by Editor N

이 기사를 공유할게요
확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