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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동향] 윤곽 드러낸 K-기후공시 초안, 스코프3 포함할까
2024.04.24

한국정부의 기후정책이 위기 대응에 미흡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 가운데, 국내 기후공시 초안 공개일이 이달 30일로 발표됐다. 이번 주에 공개될 것이라던 업계 예상과 달리 한 주 미뤄진 30일에 초안 전문을 볼 수 있을 예정이다. 초안에는 ESG 영역 중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E; Environment) 공시부터 우선 도입될 예정으로 미국 기후공시 최종안에도 빠진 ‘스코프3 공시’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돼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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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공시 초안 기본 구조 ©금융위원회]



23일 열린 ESG 금융추진단 제4차 회의에서는 차주 공개될 초안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초안의 기본구조와 주요 내용이 공유됐다. 구조는 기본적으로 의무공시기준과 선택 가능한 추가공시기준으로 나뉘며, 기후 리스크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와 기후 위험과 관련한 기업의 대응 전략 및 관리 과정을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중 ‘기업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 위험 요인이 가치사슬에 미치는 영향을 공시해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되며 초안에 스코프3가 포함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스코프3는 기업의 온실가스 직간접 배출량을 넘어, 가치사슬까지 배출량 감축 대상으로 지정한다. 지난 3월 기후공시 채택안을 발표한 미국에서는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기업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의견이 부딪쳐 팽팽한 논란이 일었다. 결국 2022년 초안에 포함됐던 스코프3는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빠르게 다가갈 수 있겠지만 기업의 비용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발표될 초안에 스코프3가 포함될지 여부에 주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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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론이 오간 ESG 금융추진단 제4차 회의 ©금융위원회]



또 다른 쟁점은 ‘의무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입시기가 이를수록 기후위기를 완화하고 국제기준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기후공시에 대비되지 않은 기업들의 부담이 커진다는 반대의견도 있다. 이 같은 충돌은 당초 2025년부터 의무화하기로 했었지만 기업 부담 완화를 이유로 2026년으로 미뤄진 국내 ESG 공시 사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시기준 초안 발표와 동시에 의무화 시기도 공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기후공시 초안을 논의한 ESG 금융추진단 제4차 회의에서 의무화 시기는 안건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후공시 초안은 금융위 소속 한국회계기준원 내 '지속가능성위원회(KSSB;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가 작성하게 된다. 회계기준원은 기업의 재무보고를 위한 회계처리기준을 제정하기 때문에 정부의 지속가능성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속가능성위원회는 2022년 EU와 미국 등 선진국의 기후공시 의무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설된 이래 국내기업에 적용할 적절한 기후공시 가이드라인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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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공인회계사협회와 쟁점을 검토 중인 한국회계기준원 ©한국회계기준원]



특히 이번 초안이 처음으로 공개되는 국내 기후공시인 만큼 국제적합성을 검토하기 위해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 주요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제정 기구들과 양자회담을 열었다. 호주 회계기준위원회(AASB)와 일본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SSBJ), 홍콩 공인회계사협회(HKICPA), 국제공공부문회계기준위원회(IPSASB)와 최근 공개초안의 동향과 각국별 쟁점이 된 부분을 확인하고 논의했다. 


4월 초, 기후 공시 의무화 규제를 내걸었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제도의 합법성을 다투는 각종 소송이 이어지자 상장 기업의 의무화 규제를 일시중단하기로 했다. 이어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럽의 민간 은행들도 미국 월가와 유럽 은행 간 경쟁력 격차가 벌어질 것을 우려하며 유럽중앙은행(ECB)에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지 말아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앞서 기후공시를 공개한 유럽과 미국에서 기후위기 공시 의무화와 재무요소 포함과 관련해 미온적인 행보가 이어지면서 한국의 초안 발표의 향방도 단정짓기 어렵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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