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는 ESG와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정부/지역/사회적기업 담당자, 시민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였다. 신기업가정신협의회(Entrepreneurship Round Table, 이하 ERT)가 개최한 'ERT 멤버스데이 2026'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ERT는 기술과 역량을 활용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들의 자발적 협의체로, 현재 1,900여 개 기업과 72개 지역상공회의소가 참여하고 있다. 올해로 3회차를 맞이한 멤버스데이는 ERT 회원사들의 ESG, 사회공헌 담당자가 각 기업의 활동 사례를 공유하고, 실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기업 간 교류를 확장하는 연례 행사다.
올해 행사의 주제는 'AI시대, 연결과 협력'이었다. 기술이 사회문제를 대신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AI 시대일수록 기업, 정부, 지역, 소비자 간 협력의 구조가 더 정교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행사는 이 주제를 단일 강연으로 소화하지 않고, 기조강연에서 개념을 제시한 뒤 회원사 협력 사례 발표, 체험형 전시존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구체화했다. 협력의 대상도 정부, 플랫폼, 지역사회, 소비자로 층위를 달리하여 세션별로 배분되어 참석자의 이해를 도왔다.

[ERT 멤버스데이 2026에 참석한 주요 인사 단체 사진 © ESG.ONL]
본격적인 패널세션 프로그램이 시작되기에 앞서 기조 연설과 축사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조 연설에서 "사회문제가 이전보다 복잡해지면서 한 기업이나 정부 노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며 "기업과 정부, 사회적 기업, 소비자가 각자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구조화된 사회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도 축사에서 "제도만으로는 지역 문제 해결이 어렵다. 지방정부와 현장 전문성, 민관의 아이디어가 결합하면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행사의 의미를 나눴다.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정부·플랫폼·지역의 협력
기조강연 후 이어진 패널 세션에서는 지역, 기업, 정부의 협력사례는 물론 기업과 플랫폼의 구체적인 협력 사례까지 소개됐다. LG헬로비전이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협업한 지역문제해결 아이디어 공모전 '솔버톤' 사례, 맥도날드 코리아가 지역 특산물을 적용했던 '한국의 맛' 캠페인은 지역이 지닌 특색을 확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새로운 상생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네이버 해피빈은 오비맥주와 함께 한 소비자 참여형 사회 공헌 활동인 '음주운전 근절' 굿액션 캠페인을 소개하며 '기업과 사회를 잇는 플랫폼의 힘'을 알렸다.

[ERT 멤버스데이 2026에서 '연결이 만드는 로컬 임팩트'를 주제로 발표 중인 LG헬로비전 노성래 ESG 실장]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소비자와 함께 확산하는 방식도 이번 ERT 멤버스데이의 중요한 축이었다. SK는 '사회성과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이하 SPC)' 를 통한 사회적 가치 측정과 보상 모델을 소개했다. SPC란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그 성과에 비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 실험이다. SK는 지난 10년간 468개 사회적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성과 측정 경험을 축적해왔다. SPC사례로 SK는 사회적 가치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ESG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객이 입지 않는 의류를 업사이클 패딩 조끼로 재탄생시킨 '365 리사이클 캠페인'을 공유하여 세션의 의미를 더했다.

[ERT 멤버스데이 2026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사례'에 대해 발표 중인 SK 사회적가치연구원 박성훈 기획실장]
기술이 사람을 만나는 자리
연사의 발표 세션과 워크샵 네트워킹 외에도 ERT 멤버스데이 행사장에는 지역 관광, 지방 소멸 대응을 위한 워케이션 전시존이 마련됐다. 전시존에서 제주, 강릉, 부산 등 지역별 워케이션 정보는 물론 나에게 맞는 워케이션 유형을 찾아보는 테스트, 가고 싶은 워케이션 지역을 찾아보는 활동을 제공해 재미와 함께 지역의 가치를 경험하려는 참여인파가 몰렸다.


[ERT 멤버스데이 2026 행사장에 마련된 '워케이션 전시존'과 '돕는 AI 체험존']
또 하나의 체험공간 '돕는 AI 체험존'에서는 독자적인 점자셀 기술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지원하는 '닷(Dot)', 휠체어 사용자가 직접 휠체어에 올라탈 수 있도록 운동 솔루션을 제공하는 '휠리엑스(WHEELY-X)', 지도 기반 AR(증강현실) 로컬 콘텐츠를 선보인 '로컬유니버스' 등 다양한 기업들이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AI시대, 연결과 협력'이라는 올해 주제를 구호로만 두지 않고 행사의 구조 자체에 담은 점이 올해 ERT 멤버스데이의 특징이었다.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와 소비자가 각자의 역할로 무대에 올랐고,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소비자와 함께 확산하는 방식까지 한자리에서 다뤄졌다. 다만 협력의 언어가 행사장을 채우는 것과 그것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것 사이의 거리는 여전하다. 3회차를 맞은 ERT 멤버스데이가 연례 공유의 장을 넘어 어떤 협력의 기록을 축적해 갈지 내년 행사도 기대해 보자.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