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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동향] 두쫀쿠, 달콤한 유행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
2026.01.27

요즘 어딜 가도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 얘기가 들려온다. 사람들은 두쫀쿠를 손에 넣기 위해 기꺼이 오픈런을 하고, 긴 시간 줄을 서 기다린다. 바삭한 카다이프와 고소한 피스타치오, 그리고 쫀득한 마시멜로가 어우러진 이 생소한 디저트는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었다. 하지만 화려한 비주얼과 달콤한 맛에 취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이 한 알을 완성하기 위해 지구 반대편에서 건너온 재료들이 남긴 '불편한 진실'이다.


두쫀쿠의 인기는 품귀 현상을 넘어 시장 왜곡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재료인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일부 업체나 소비자는 업체 간 담합이나 원가 상승을 빌미로 한 디저트 인플레이션에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유행이니까 먹어봐야 한다'는 소비 심리에 매몰되어 놓쳤던 질문들- 이 재료들이 어디서, 어떻게 우리 식탁까지 오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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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쫀득 쿠키 © 뉴스엔톡]



피스타치오 열풍, 그 이면의 환경 비용


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는 꾸준히 인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부터 프랜차이즈 음료와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피스타치오를 음료나 크루아상 속 재료 등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캐피탈 프레스(Capital Pres, 미국의 농업 전문 신문)는 캘리포니아의 피스타치오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앞으로 더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2023년 12월, 인플루언서 마리아 베헤라가 틱톡에 올린 두바이 초콜릿 영상이 퍼지며 전 세계적으로 두바이 초콜릿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지금의 두쫀쿠 유행으로 이어졌다. 

시장은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피스타치오 관리위원회(Administrative Committee for Pistachios)에 따르면, 최대 산지인 캘리포니아주에서만 피스타치오 나무가 매년 약 35,000그루씩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도 역시 환경적 비용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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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타치오 © 헤럴드경제]



피스타치오 1kg을 얻기 위해 소비되는 물은 무려 10,000리터에 달한다. 주요 산지인 캘리포니아와 중동 지역은 이미 심각한 가뭄과 지하수 고갈 문제에 직면했다. 또한, 단일 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하는 방식은 토양 황폐화와 생물 다양성 감소를 초래하며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한 과도한 화학 비료 사용은 수질 오염으로 이어진다. 유행이라는 명목 아래 전 세계적으로 급증한 피스타치오 소비가 환경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소비 과정에서 쌓이는 폐기물


간과하기 쉬운 것은 재료의 수입 과정에 담긴 환경 비용이다. 두쫀쿠의 핵심 재료인 피스타치오, 카다이프, 마시멜로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식품이 산지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의 거리가 길어질수록 환경 부담은 비례해서 커진다.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에 따르면, 수입 농산물은 운송 과정에서 국산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포도의 경우 수입산이 국산보다 4.4배, 키위는 3.3배 더 많은 탄소를 남긴다. 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식품 수입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약 1,146만 톤에 달하는데, 이는 국내 전체 농업 생산 분야 배출량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치다. 무심코 즐기는 두쫀쿠 한 입에 지구 반대편에서 태평양을 건너오며 뿜어낸 거대한 탄소가 포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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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된 두바이 쫀득 쿠키 © 연합뉴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두쫀쿠는 일회용품에 둘러싸인 채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두쫀쿠를 취급하는 매장은 대부분 포장 판매에 주력한다. 쿠키 하나를 포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플라스틱 상자, 비닐 쇼핑백, 보냉제는 한 번 사용된 후 고스란히 쓰레기가 되어 버려진다. 잠깐의 달콤함을 위해 수백 년간 썩지 않을 폐기물을 배출하는 셈이다.



전 세계의 희귀한 식재료를 실시간으로 공수해 즐기는 것은 현대 인류가 누리는 유례없는 특권이다. 그러나 UN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지적했듯이,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3%가 식품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유럽 연합이 탄소 중립을 위해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Fork)' 전략을 추진하는 이유는 먹거리의 지속 가능성이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두쫀쿠 한 알에 지불하는 돈은 단순히 맛의 대가가 아니라, 지구의 자원을 미리 당겨쓰고 있는 것에 대한 부채일지도 모른다. 달콤한 유행 속에서 우리가 치르고 있는 진짜 비용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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