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를 위한 경제학'은 불편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기후위기 대응이 자연과학의 영역을 넘어 이제는 경제와 사회 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는 단계에 이르렀는데, 왜 우리의 경제학은 여전히 오래된 답을 반복하고 있는지. 녹색전환연구소 연구위원이자 이 책을 쓴 김병권 작가는 주류 경제학이 기후위기 앞에서 답을 찾지 못한 것을 언급하며, 생태경제학이라는 낯선 경제학 전통으로 독자의 관심을 이끈다.
기후위기와 경제학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기후를 위한 경제학 ⓒ 착한책가게]
왜 주류 경제학은 기후위기 앞에서 답을 찾지 못했나
'기후를 위한 경제학'은 기존 경제학 패러다임으로는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정책들은 기후위기와 생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했으며, 생태경제학으로 새로운 해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구 생태계 안에서 인간의 경제를 이해하는 생태경제학이 경제 관점으로 필요하다고 전한다. 생태경제학은 기본적으로 최적의 경제규모 기반의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하며, 이를 위한 장기적인 과정에 초점을 둔다. 아직 이론적으로 완벽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지 않으면 위기는 더 깊어질 것이다.
탈성장, 오해를 넘어 본질로
김병권 작가는 탄소중립과 무한 경제성장이 만드는 반비례 그래프에 주목한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를 떠올려보자. 각국 정부는 경제 성장보다 시민의 생명을 택했고, 재정을 동원해 위기에 대응했다. 이것이 우리가 겪은 실질적인 탈성장의 경험이었다. 책에서 말하는 탈성장은 환경을 위해 경제 규모와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처리량을 줄여 생명세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을 의미한다. 자원과 에너지 사용을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기후위기가 강제로 경제성장을 멈추게 할 것인지, 우리가 먼저 탈성장 경제 속에서 환경을 위한 실천을 할 것인지 우리는 선택의 갈래에 있다.
ESG, 자발성의 한계
캐나다와 영국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고, '기후행동과 금융을 위한 유엔 특별대사'를 역임한 마크 카니(Mark Carney)는 그의 저서『초가치』에서 ESG경영에 대해 이렇게 강조했다. 재무 수익과 사회적 가치의 균형을 추구하면 장기적으로 주주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투자자가 수익이 줄어도 사회적 가치를 끝까지 추구할 수 있는가에 의문을 던진다. 기업이 가치추구를 위해 이익과 실적을 일부라도 포기할 수 있는지 여부는 ESG경영에 대해 논할 때 반드시 거쳐가는 질문이다. 김병권 작가는 자발적으로 ESG를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격려와 함께 기업이 사회적으로 합의된 탄소배출 규칙과 제도를 지키도록 만드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발적 약속에만 기대서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없다는 냉정한 진단이다.
'기후를 위한 경제학'은 기후위기 시대를 경제학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질문을 던진다. 기후위기 대응과 ESG 실무를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 해답을 찾기 위한 변화의 방향을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