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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EFRAG 단순화된 ESRS 표준 초안 발표
2025.08.08

유럽연합(이하 EU)이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보고 부담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다.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이하 EFRAG, European Financial Reporting Advisory Group)'은 지난 8월 1일 유럽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이하 ESRS, 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의 개정된 초안을 발표하며 기업 지속가능성 보고 지침(CSRD, Corporate Sustainability Reporting Directive) 하에서의 보고 요구사항을 대폭 간소화했다고 밝혔다.


기업 경쟁력과 지속가능성 보고의 균형점 모색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보고 부담의 완화다. EFRAG는 자발적 공시 항목을 모두 제거하고, 보고 데이터 포인트 68% 감축했다. 의무 데이터 요건도 57% 줄었다. 이번 표준 간소화는 유럽위원회의 '옴니버스 I' 제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 제안은 CSRD뿐만 아니라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 택소노미 규정,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지속가능성 관련 규제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EFRAG는 개정 과정에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보다 읽기 쉽고, 간결하게 정리하고, 기업 보고와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집중했다. 또한 '국제회계기준(이하 IFRS,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의 지속가능성 보고 기준과의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한 동일한 용어를 가능한 한 채택하고, '공정한 표현(Fair Presentation)' 프레임워크를 강조했다.


EFRAG 지속가능성 보고 위원회의 패트릭 드 캄부르(Patrick de Cambourg) 위원장은 "EFRAG는 유럽위원회가 제시한 전략적 비전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이번 개정은 유럽이 현 시점에서 필요로 하는 것, 즉 야심찬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는, 보다 집중적이고 실용적인 지속가능성 보고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EFRAG 단순화된 ESRS 표준 초안 발표 ⓒESG.ONL/ESG오늘]



글로벌 ESG 보고 표준화 경쟁에서의 전략적 의미

이번 ESRS 간소화는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글로벌 ESG 보고표준 경쟁에서 EU의 전략적 재포지셔닝을 목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ESG 정책 후퇴와 아시아 지역의 자체적 ESG 프레임워크 구축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EU는 실용성과 효과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제3의 길'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IFRS 지속가능성 기준과의 정합성을 강화한 점은 글로벌 기업들의 다중 보고 부담을 줄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는 EU가 자체 기준의 글로벌 확산을 위해 실용적 접근을 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SRS 간소화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여러 시사점을 제공한다. 우선 EU 진출 한국 기업들의 실무 부담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68% 감축된 데이터 포인트는 보고서 작성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한국지속가능기준위원회(이하 KSSB, Korea Sustainability Standards Board)'가 개발 중인 국내 ESG 공시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SSB는 이미 IFRS 지속가능성 기준을 기반으로 한국형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데, EU의 간소화 방향은 한국 기준의 실용성 제고에 참고가 될 수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이 CSRD 적용 대상이 되는 상황에 이번 간소화는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EU에서 활양 중인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CSRD 보고 의무가 적용되는데, 개정된 기준으로 보고 부담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가능성 보고기준의 미래

EFRAG는 이번 초안에 대해 60일간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럽위원회는 당초 10월 말로 예정했던 EFRAG의 기술적 조언 제출 기한을 11월 말로 연장했다. 최종 기준은 2025년 말 확정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간소화가 ESG 보고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핵심 ESG 정보의 투명성은 유지하면서도 보고 부담을 줄이는 정교한 균형이 실제 적용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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