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생태도시 '꾸리찌바'의 성공 비결을 담은 '행복도시 꾸리찌바'의 저자 박용남 지속가능도시연구센터 소장은 도시학자로 30년 이상 꾸준히 연구해온 이 도시 혁신 모델을 책으로 집대성했다. 꾸리찌바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녹색도시, 스마트도시, 시민 행복도시로 성장했는지, 박용남 소장은 구체적인 정책 사례와 함께 꾸리찌바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도시혁신, 지속가능한 교통, 도시환경 정책과 시민참여 등 도시환경과 관련된 ESG 관계자라면 행복도시 꾸리찌바를 읽어보자.
[행복도시 꾸리찌바 ⓒ 더블북]
혁신의 상징 '간선급행버스 시스템'
박용남 소장은 2000년 '꿈의 도시 꾸리찌바'를 통해 꾸리찌바를 소개했다. 이 책은 도시환경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우리나라 생태교통(차 없는 거리, 공공 자전거, 간선 급행버스 체계, 걷기 좋은 도시 등) 시스템 도입에 특히 이바지 했다. 그 중에서도 서울의 중앙 버스전용차로와 환승 시스템의 모델인 '간선급행버스 시스템'은 꾸리찌바 혁신의 상징과도 같다. 지금은 우리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이 정책은 기존 차량중심 도시계획에서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 시스템을 전환한 획기적인 사례다. 꾸리찌바는 여기에 100% 바이오 디젤 버스, 지능형 교통 시스템으로 대중교통 지속가능성을 향상시켰고, 꾸리찌바의 교통 시스템 전환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프로젝트 50'에 선정되기도 했다.
빈곤과 식량 불안정, 도시가 제시한 창의정책사례
꾸리찌바의 시스템을 살펴보면 교통 뿐 아니라 도시 전반의 문제에 대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기준으로 두고 고민한 흔적이 가득하다. 코로나19 이후 브라질의 빈곤과 식량 불안정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꾸리찌바는 무료 급식인 '연대 테이블', 저렴한 공공식당인 '민중식당', 생활 필수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가족창고'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도시 주도 정책으로 시민의 식량권 등 기본 생활 수준을 지켜냈다. 특히 재활용 쓰레기 4kg 가져오면 신선한 과일과 채소 1kg으로 교환해주는 '녹색교환 프로그램'은 시민들의 호응을 크게 얻었고, 도시의 재활용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만든 창의적 정책사례다.
시민 삶의 질과 환경을 함께 개선하기 위한 섬세한 정책설계
'행복도시 꾸리찌바'는 주거, 교육, 문화, 도시경관, 공원 등 시민의 삶에 밀접한 정책들도 소개한다. '지혜의 길' 프로그램은 일종의 현장학습 프로그램으로 어린이와 학생들이 도시의 역사와 환경을 직접 체험하며 지역 정체성과 자부심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이 책에는 시민교육과 아이디어 실험, 제작을 위해 만들어진 '혁신형 지혜의 등대', 독서문화 확대를 위한 작은 도서관 '독서의 집' 등 이름 만으로도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생활형 정책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꾸리찌바는 기후행동계획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도시를 목표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쓰레기 매립지가 태양광 발전소로 탈바꿈한 '피라미드 솔라 두 카심바'는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쓰레기 매립지 활용 성공 사례다. 도시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폐기물을 퇴비화하는 '시립 퇴비화 프로그램'과 같은 자원순환 프로그램 사례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꾸리찌바가 얼마나 세심하게 설계된 도시인지 알려준다.
꾸리찌바의 생태도시 정책은 '도시기후리더십그룹 정상회의 2016년 도시상', '라탐 스마트시티 어워드 2022', '월드 스마트시티 어워드 2023', '세계 녹색도시 어워드 2024' 등 세계의 주요 도시 관련 어워드로 인증됐다. 행복도시 꾸리찌바는 국제적 명성을 갖게된 창의적 정책과 시민 중심 도시 경영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지속적으로 꾸리찌바를 모니터링하며 도시의 변화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도록 정리한 박용남 소장은 “도시 성장은 인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말하며 꾸리찌바의 정신을 한국사회에 적용하자고 제안한다. 새로운 정부가 시작된 6월, 기후위기와 도시의 미래, 시민 행복이라는 과제를 풀며 꾸리찌바의 창조적 혁신과 시민중심 도시 경영 사례들을 참고해 보는 것도 좋겠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