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문화계 최고 화제는 단연 ‘콜드플레이(Coldplay)’ 내한 공연이었다.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되고, 대규모 팬덤이 움직이는 글로벌 스타들의 공연은 대규모 탄소배출을 만들어 낸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은 각자 독창적인 방식으로 ESG를 실현해 음악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발전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내한으로 화제를 모은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를 비롯해, 지난해 공연한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 올해 월드 투어를 앞둔 한국의 걸 그룹 ‘블랙핑크(BLACKPINK)’가 펼쳐온 ESG 사례를 살펴보자.
[공연 중 열창 중인 콜드플레이의 크리스 마틴 ⓒ 라이브네이션코리아]
팬들의 참여로 완성되는 ‘지속 가능한 공연’, 콜드플레이
‘콜드플레이’ 내한이 임박하자 온라인상에서 새로운 캠페인이 시작됐다. 콜드플레이 공연장에서 나눠주는 ‘자이로 밴드(LED손목밴드)’를 반드시 반납해 회수율 1위 국가가 되자는 것이다. 콜드플레이는 야광봉의 기능 손목 밴드를 재활용해 자원 소비를 줄이자는 일환으로 공연마다 제공한 손목 밴드 회수하고, 그 회수율을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콜드플레이가 방문한 국가의 팬덤은 이 지표로 경쟁하는데 직전 최고 기록은 일본 공연이 세운 97%였다. 4월 한국 공연은 99%의 회수율로 콜드플레이의 모든 공연 중 최고의 회수율을 기록하며 ‘탄소 배출이 없는 공연을 제공하겠다’는 밴드의 목표에 화답했다.
손목 밴드 재활용을 포함해 지속 가능성을 위한 콜드플레이의 남다른 의식은 공연장의 다양한 요소로 드러나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일단 콜드플레이 공연을 가기로 한 팬이 티켓을 구입하면 티켓 한 장당 나무 한 그루씩 심는 산림복원 캠페인 ‘1티켓 1나무’에 자동 참여하게 된다. 공연장에 들어선 팬은 직접 무대 에너지를 만드는 ‘키네틱 댄스플로어(Kinetic Dance floor)’와 자전거 발전기인 ‘파워 바이크(Power Bike)’를 이용해 공연을 위한 에너지 생산에 참여한다. 팬과 스타가 만나 발생하는 시너지가 물리적 에너지로 전환되도록 하는 팬 참여형 친환경 에너지 생산 아이디어다. 부분적인 전력은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다. 이에 더해 콜드플레이는 투어 목표와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수익의 10%를 사회 공헌 기금에 기부하며 팬들과 함께 특별하고,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를 만들고 있다.
[콘서트 공연 중 팬들과 소통 중인 빌리 아일리시 ⓒBrent Ben Hordijk/ shutterstock]
관객과 함께 감축시킨 탄소발자국, 빌리 아일리시
한국 아티스트들과의 교류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인기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는 작년부터 진행 중인 월드 투어 공연장에 환경•사회운동 단체 ‘리버브( REVERB)’와 협력한 ‘액션 빌리지(Action village)’를 운영 중이다. 액션 빌리지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기후 행동과 기후정의에 대해 직접 고민하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다. 빌리 아일리시는 공연을 찾아오는 관객에게 이동 시 저탄소화에 동참하길 요청하며 구글 맵스와 연계한 대중교통, 도보 안내 등의 서비스를 별도로 제공했다. 또한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며 공연장에 생수를 제공하는 시설을 설치해 약 8만 7천 개의 플라스틱 생수병 소비를 절감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이처럼 팬들이 직접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했는데, 공연 기간 중 리버브와 협력해 탄소발자국 지표를 측정하여 팬들의 노력을 성과로 알렸다. 본인의 영향력을 탄소발자국에 대한 사회적 관심으로 연결해 낸 긍정적 사례로 볼 수 있다.
[공연장에서 팬들과 함께한 블랙핑크 ⓒ YG엔터테인먼트]
지속 가능 콘서트 프레임워크 도입, 블랙핑크
명실상부 글로벌 탑 걸 그룹인 ‘블랙핑크’는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 차원에서 개발한 ‘지속 가능 콘서트 프레임워크’를 바탕으로 투어 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측정, 공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프레임워크를 통해 블랙핑크의 공연은 관객 이동, 공연장 에너지 사용, 폐기물 처리 등 다양한 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정량화해 탄소 감축 전략을 세운다. 또한 기후 위기 인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과 메시지 확산을 위해 노력하는데, 블랙핑크는 환경 측면만 고려한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의 공연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공연장 접근성 매니저 도입, 단계 별 안전 관리 시스템 도입 등 사회적 포용성까지 실현하고자 노력했다.
블랙핑크는 올해 7월부터 시작될 월드 투어 공지로 그룹 활동 재개를 알렸다. ESG의 다양한 측면을 아우르는 블랙핑크의 공연이 보여줄 새로운 경지를 기대해 보자.
국내외 글로벌 아티스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거버넌스를 결합한 ESG 실천 모델을 제시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계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음악을 통한 즐거움과 감동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책임까지 함께하는 스타와 팬덤의 노력은 앞으로도 글로벌 공연 문화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다.
by Editor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