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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동향] 유럽 대정전, 기후위기와 재생에너지 전력망이 원인?
2025.05.07

지난 4월 28일,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나 유럽이 큰 혼란에 빠졌다. 서유럽을 강타한 이번 정전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전역, 일부 프랑스 남부 지역이 전력 공급 중단을 겪었고, 교통·통신·금융 등 주요 인프라가 마비됐다. 스페인 마드리드, 바르셀로나와 같은 대도시의 교통 시스템이 멈춘다는 것은 시민 수십 만 명이 고립된다는 것을 뜻한다. 전력이 없는 세상을 맞이한 인간은 무력했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유럽이 대정전 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reuters]



정전의 원인은 기후위기로 인한 주파수 급변일까

정전의 정확한 원인은 현재 공식 조사 중이다. 다만, 유럽 주요 언론과 인터뷰 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상기후와 재생에너지 확대가 이번 대정전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이다. 먼저 이상기후와 관련해서는 최근 스페인 내륙에서 일교차가 극심해지며 공기층의 밀도와 압력이 급변하는 현상에 주목한다.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뒤섞이며 대기 분자 활동이 비정상적으로 활발해지면 초저주파 대기진동이 발생한다. 이 진동은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연결된 2.8GW(기가와트)급 초고압 전력선과 공명해 송전선을 흔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급격한 주파수 진동 변화가 일정한 주파수를 유지해야 하는 전력 시스템을 자동 차단했다는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급히 식료품을 사기 위해 시민들이 마트에서 핸드폰 불을 비춰본다 ⓒreuters]



아니면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문제일까

서유럽 대정전을 재생에너지 확대와 연관짓는 분석도 있다. 최근 유럽 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력망의 실시간 제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정전이 일어난 국가들 중 스페인은 60%, 포르투갈은 80%의 에너지를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에 의존할 정도로 재생에너지 의존도가 높다.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은 전력망 주파수가 급변할 때 전력공급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이 지역들의 ESS가 충분한 반응 속도를 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남서부 유럽의 재생에너지 확대되는 속도에 비해 늦은 ESS의 보급률이 불균형도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지하철 운행이 중단되어 시민들이 역내에서 기다리고 있다 ⓒreuters]



에너지섬 이베리아반도에 대한 우려, 대정전이 남긴 혼란

대정전은 유럽대륙에 사회적·경제적 충격을 동시에 야기했다. 은행과 전자결제 시스템 마비로 모든 상거래는 멈췄다. 인터넷·통신 두절로 원활한 긴급구조 요청, 의료 서비스 제공도 불가능해 시민들은 일상을 영위하지 못하는 범위를 넘어선 불안을 경험해야 했다. 특히 스페인 국영철도의 100대 이상의 열차가 긴급 정차하며 승객 3만 5천여 명이 약 6시간 동안 객차에 갇히는 사고도 있었다. 공항에서 역시 수백명이 활주로에  멈춘 채 공포에 떨어야 했다. 마드리드 오픈 테니스 대회와 같은 국제행사는 즉시 연기됐다. 이런 사건사고가 이어졌던 대정전의 경제적 손실은 최대 7조 3,000억 원(45억 유로)으로 추정된다. 유럽 GDP가 0.1% 감소되고, 기업 활동 마비로 인한 생산 차질 비용까지 추가되었다. 


정전발생 18시간 만에 전력망 99%는 복구되며 시민들은 돌아온 전력에 환호했지만, 유럽의 전력 계통망 말단에 위치한 지리적 상황으로 인해 ‘에너지 섬’으로 고립된 이베리아 반도의 전력망 연계성 약화와 재생에너지 관리 시스템 미비는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았다.


스페인의 전력사 ‘레드엘렉트리카(Red Eléctrica)’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대비해 초고압 송전선을 보강하고, 기존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는 ‘스마트 그리드 도입(Smart Grid)’을 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AI 기반 전력수급 예측 기술도 도입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또한 주요 문제로 제기된 프랑스와의 송전선 용량도 확대해 이베리아반도의 ‘에너지 섬’ 상태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르투갈의 국영 전력 가스 공급 기업인 ‘헤데스 에네르제티카스 나시오나이스(REN, Redes Energéticas Nacionais)’는 소규모 ESS와 분산형 전력망을 뜻하는 ‘마이크로그리드(Microgrid)’ 구축으로 지역별 전력 안정성을 위해 시스템의 분산화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대정전으로 인해 시민들이 어두은 거리를 걷고 있다 ⓒreuters]



유럽 대정전으로 대두된 '전력망 회복탄력성'의 중요성

유럽 대정전은 극심한 기후변화와 재생 에너지로의 발전설비 전환과 같은 상황에 직면하며 간헐성 문제가 심화되었고, ESS 보급 부족과 송전망 연계성 약화가 복합 작용해 발생했다. 특히 초고압선 공명과 프랑스-스페인 송전선 차단이 전력망 붕괴를 촉발했다는 점은 재생에너지 확대 시 기술 안정성·사회적 안정성·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사태는 앞으로 AI 예측기술, 분산형 ESS,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관리를 위해서 혁신적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만큼이나 ‘전력망 회복탄력성(resilience)’도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by Editor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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