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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우는 ESG 키워드
RCP 시나리오
2025.11.20

RCP 시나리오는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대표농도경로'라고 부른다. 미래에 인간 활동이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온실가스 농도로 예측하고, 그에 따른 기후변화를 전망하는 시나리오다. 기후변화 대응 정책 수행 여부에 따라 달라지는 온실가스 농도를 과학적으로 계산하여 미래 기후를 예측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RCP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평균 기온 변화, 자연재해 빈도 및 강도 등을 전망할 수 있다.


RCP 시나리오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변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시나리오 개발에 착수했다. 2007년 9월 기후변화 전문가 회의에서는 약 130여명의 관련 연구자와 사용자가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온실가스 농도 시나리오인 RCP가 확정되었고, 기후모델링(CM), 통합평가모델링(IAM), 영향·적응·취약성(IAV) 커뮤니티에 의한 시나리오 개발 체계 및 일정이 수립되었다. 이후 2013년 IPCC 제5차 평가보고서에서 RCP 시나리오가 공식 채택되었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RCP 시나리오 ⓒ ESG.ONL/ESG.오늘]



RCP 시나리오는 총 4종으로 구성된다. RCP 2.6은 인간 활동에 의한 영향을 지구 스스로 회복 가능한 경우로, 21세기 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420pp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를 이미 넘어선 현재 국가별 온실가스 배출 현황을 고려할 때 실현이 어려운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RCP 4.5는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상당히 실행되는 경우로, 이산화탄소 농도는 540ppm에 도달하고 기온은 약 2.4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RCP 6.0은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어느 정도 실행되는 경우로 이산화탄소 농도 670ppm, 기온 약 2.8도 상승을 예측한다. RCP 8.5는 현재 추세대로 온실가스 감축 없이 배출이 계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산화탄소 농도는 940ppm, 기온은 약 4.4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IPCC의 RCP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개발하여 제공하고 있다. 한반도 지역에 특화된 상세 기후변화 전망을 위해 전지구기후모델과 지역기후모델을 활용하는데,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1세기 후반기(2071~2100년) 우리나라는 현재와 비교하여 기온이 1.7~4.4도 증가하고, 강수량은 6.6~13.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RCP2.6 시나리오 적용시 기온은 1.7도 상승, RCP8.5 시나리오 적용시 4.4도 상승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식이다. 


RCP 4개 시나리오는 해수면 상승에 대한 예측도 제공한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은 21세기 말까지 87~136c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전 지구 평균을 상회하는 수치다. 연안지역의 취약성이 사회경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하는 것과 같이 시나리오는 산업별 영향평가, 지자체의 기후변화 적응대책 수립, 수자원 관리 계획, 재난 대비 인프라 구축 등 공공 정책의 과학적 근거로도 사용될 수 있다. 


RCP 시나리오는 단순한 미래 예측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는 도구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개인의 실천, 기업의 친환경 경영, 정부의 기후 정책이 모두 모여 RCP 2.6과 RCP 8.5 중 어느 경로를 따를지 결정한다.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며, RCP 시나리오는 그 긴박함을 과학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by Editor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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