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_title
기획기사, 인터뷰
[ESG와 어스아워] 지구상의 이유로 쉽니다, 2026년 어스아워
2026.03.27

시끌벅적한 거리 위로 쏟아지는 빛, 건물의 창문마다 켜진 형광등과 간판의 네온까지. 지구는 늘 쉬지 않고 빛으로 가득하다.

그러다가 특정한 어느 날,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하나둘씩 불이 꺼지고 쉼 없이 움직이던 지구가 비로소 숨을 고르는 순간이 찾아온다.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만들어낸 약속의 순간, 바로 어스아워(Earth Hour, 이하 어스아워)다.



전 세계가 함께 만들어낸 한 시간

'어스아워'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자 매년 3월 마지막 토요일 오후 8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불을 끄는 글로벌 자연보전 캠페인이다. WWF(세계자연기금)이 추진하는 이 캠페인은 2007년 시드니에서 시작되어 현재 약 190개국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환경 캠페인으로 성장했다. 에펠탑, 오페라하우스, 만리장성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 또한 같은 시간 불을 끄며 참여하고 있어 매년 이 맘때가 되면 우리도 뉴스에서 소식을 접하곤 한다. 어스아워의 목표는 단순히 전기를 아끼는 것이 아니다. 어스아워는 우리의 일상적인 에너지 소비를 돌아보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도록 권하는 상징적인 실천으로 자리 잡고 있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2019년 어스아워에 동참한 호주 시드니 모습 © WWF]



전 세계가 어스아워에 동참하는 흐름 속 우리나라 역시 꾸준히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공공청사와 주요 시설의 조명을 소등하며 캠페인에 동참해 왔다. 광명시 또한 오는 28일 오후 8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어스아워에 동참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 또한 뜻을 모으고 있다. 롯데물산은 2019년부터 7년 연속으로 어스아워에 참여해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의 불을 껐고, 카카오페이 또한 ESG 경영의 일환으로 2023년부터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2025년에는 카카오 자회사들인 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손해보험, 페이민트, KP보험서비스까지 참여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올해 역시 숭례문, 국회의사당, 롯데월드타워·몰, 63빌딩, 반포대교, 광안대교 등 국내 주요 랜드마크를 비롯해 서울특별시청,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등 공공기관과 다양한 기업들이 소등 참여를 예고했다.



고작 한 시간이 만들어낸 변화

'잠깐의 소등으로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어스아워의 효과는 결코 작지 않다. WWF 한국법인에 따르면 2016년 어스아워 당시, 국내 공공건물에서 단 한 시간의 소등으로 약 692만 7,000kWh의 전력을 절감하고, 약 3,00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공공기관과 아파트, 주요 명소들이 단 10분만 소등에 참여하더라도 약 4만 1,189kWh의 전력 절감과 20.3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3,077그루가 1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에 해당하며, 출퇴근 시 약 4,486대의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은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짧은 시간이다 싶은 실천이 예상보다 큰 변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2026 어스아워 포스터 © WWF]



빛을 끈 자리, 지구를 위한 실천으로 채우다

올해 2026 어스아워를 맞아 WWF 한국지사는 '지구상의 이유로 쉽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불을 끄고 휴식하는 행위가 개인의 휴식이자 지구를 위한 실천임을 강조하며 '잠시 멈추는 시간'의 의미를 조명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3월 30일까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추첨을 통해 다양한 WWF 굿즈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3월 21일부터 29일까지 롯데월드몰에서는 WWF 어스아워 캠페인 부스가 운영된다. 해당 부스를 통해 자연보전의 의미와 중요성을 알리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진행 중이기도 하다.


여전히 꺼지지 않은 기후 위기 속, 우리는 매년 '불을 끄는 선택' 앞에 선다. 거창한 실천이 아니어도 괜찮다. 단 한 시간 동안 전등 스위치를 끄는 작은 행동만으로도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다. 그 순간, 도시의 빛은 잠시 사라지지만 우리의 의지가 그 자리를 채워 다시 빛날 것이다.


by Editor L


이 기사를 공유할게요
확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