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_title
기획기사, 인터뷰
[ESG와 데이터 폐열]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은 지금
2026.02.23

생성형 AI시대가 열린 지금, 정보를 처리하고 연결하는 '데이터센터 산업' 역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는 2024년 기준 6조 원인 시장 규모가 2028년에는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등 IT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모든 인프라를 보관하는 시설인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며 열을 발생시킨다. 그 과정에서 활용되지 못한 열에너지인 '폐열'을 활용하고자 하는 움직임과 연구는 2020년대 초부터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의 원리부터 현재 국내외 데이터센터의 폐열 활용 현황까지 살펴보자.



폐열, 어떻게 활용될까?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 방법을 이해하려면, 데이터센터의 냉각 방식을 우선 살펴봐야 한다. 먼저 '공랭식'은 서버 내부로 찬 공기를 넣어 열을 냉각시키는 방식이다. 설치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데이터센터의 규모가 커지는 지금은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수랭식'은 비열(물질의 온도를 온도를 1℃ 올리는 데 필요한 열의 양)이 높은 액체를 이용해 냉각하는 방식으로 물이 흐르는 파이프를 회로에 붙여 열을 식힌다. 비용이 비싸지만 발열 제어 능력이 뛰어나다. 마지막으로 '액침 냉각'(이머전 냉각)은 서버 전체를 특수 냉각 액체에 담그는 방식으로 최고의 효율을 보이지만 공랭식보다 초기 비용이 2배 이상 높다.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은 30~45℃ 수준의 낮은 열로, 전기를 생산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액체 냉각 방식에서 열을 높여주는 열펌프 기술을 결합해 온도를 높이면, 주거용 온수나 난방수로 활용할 수 있어 계속 연구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24시간 과부하 상태이므로,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열 밀도가 10배 이상 높다. 이에 위 방식을 도입해 대량의 온수를 확보한다면 고효율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폐열로 인근 10만 가구에 지역난방을 제공하는 메타의 덴마크 오덴세 데이터센터 © META]



지역난방에도, 수영장에도 -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 현황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하고 있는데, 핀란드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핀란드는 예전부터 지역으로 난방을 보내는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고, 열 회수 기술이 발달해 폐열 기술 도입이 비교적 수월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수도 헬싱키 인근에 있는 이동통신사 텔리아의 데이터센터는 2024년 폐열 활용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가정과 사무실 7,000여 곳에 열에너지를 공급했다. 또한, 구글은 핀란드 하미나에 10억 유로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확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폐열을 활용한 열 에너지가 지역 난방 네트워크 수요량의 80%를 충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구글은 지역 가정, 학교 및 공공 서비스 건물에 난방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국의 스타트업 '딥 그린'은 앞서 설명한 액침 냉각 방식을 활용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데이터센터를 열 흡수율이 높은 오일에 담근 뒤 수영장 아래에 설치해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했으며, 이를 통해 수영장은 연간 2만 파운드(약 3,900만원)의 가스비를 절감했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구글의 핀란드 하미나지역 데이터센터 © blog.google]



해외에서는 이뿐만 아니라 정책적 규제와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EU는 2023년 에너지효율성지침에서 폐열의 활용과 재활용에 대한 평가 및 검토 의무를 명시했다. 독일은 에너지소비 감축 목표를 담은 에너지 효율법을 발의했다. 신규 데이터센터는 최소 10~20%의 폐열 활용 기준을 세워야만 하며, 폐열 재사용 기준을 단계별로 설정해 기준 미달 시 벌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프랑스와 덴마크 등도 폐열을 확보하는 시스템 구축을 건축 허가의 필수 조건으로 두었으며, 관련된 우대세도 도입했다. 



아직은 방법을 모색 중인 국내 데이터센터의 폐열 활용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민간 데이터센터 폐열의 이용 잠재량은 2023년 연간 1,539천 Gcal(대략 32평형 아파트 1세대가 1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난방 열량)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 지역냉난방 공급량의 5.8%에 해당하는 큰 수치다. 그럼에도 국내에서 데이터센터 폐열은 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폐열 활용 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포함되어 있지 않아 여러 지원 제도에서 제외되고 있어 관련 산업 발전이 더디다는 문제가 꼽힌다. 국내 데이터센터는 폐열 활용이 용이한 수랭식이나 액침 냉각 방식 대신 공랭식을 많이 사용한다는 점도 한계로 언급된다. 또한,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난방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센터가 주거지 인근에 있어야 하나, 전자파, 소음, 열섬 현상에 대한 우려 등으로 데이터센터 자체가 주거지에 들어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센터 건립 인허가를 받은 2곳 중 1곳 꼴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통계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24년에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이지스자산운용, 산업통상자원부가 참석해 '데이터센터 에너지 이용 효율화 및 집단 에너지 저탄소 수급체계 구축'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13%인 미활용열 활용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강원도 춘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소양강댐의 7℃ 심층수를 이용해 데이터센터를 냉각하는 강원 수열에너지 융복합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75%의 에너지 절감을 기대할 뿐 아니라, 폐열을 인근 스마트팜 및 주택의 난방 에너지로 사용할 계획이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춘천' © NAVER]



기업 차원의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네이버는 오래전부터 '각 춘천'이라는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수도권 대비 연중 2~3℃ 낮은 춘천의 자연 바람으로 데이터센터를 냉각하고, 폐열은 서버관 내 폐열 회수기에 따로 모은다. 이는 도로 밑에 설치된 특수 배관을 통해 부동액을 데우고, 대형 화물 차량이 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도로 위 눈을 녹인다. 심지어는 폐열로 온실을 가꾸기도 한다. 2025년 SK이노베이션과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에너지-냉각 통합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전력 공급과 운영 최적화를 담당하며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온도를 낮추기 위한 공기, 액체 냉각 솔루션 기술을 고도화해 폐열을 회수하고 활용하는 사업을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렇듯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고 있으며, 여러 제도적 뒷받침과 연구, 적극적인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AI데이터센터의 입지, 데이터센터의 환경 문제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지금 더욱 친환경적인 데이터센터의 미래를 상상해 본다. 


by Editor L

이 기사를 공유할게요
확인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