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_title
기획기사, 인터뷰
[기고] 함께온기금: 숫자보다 사람을 보는 금융
2025.11.17

(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은 지난 20여 년간 한부모, 부채청년, 저소득 자영업자 등 금융 접근이 어려운 이들에게 무담보·무보증 소액대출(마이크로크레딧)을 실천해 왔다. '신용이 아닌 가능성을 믿는 금융', 그리고 '누구나, 언제나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작은 은행'이라는 비전 아래, 사람들의 사연과 의지를 중심으로 자립의 기회를 연결해 왔다.


삶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사회적 작은 은행


이 철학을 바탕으로 2024년 출범한 함께온기금은 후원자와 기업의 기부로 조성된 금융 선순환 모델이다.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상담·교육·정서적 지지를 포함한 관계 기반 금융을 통해 누군가의 불안한 오늘과 가능성의 내일을 함께 잇는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사)함께만드는세상(사회연대은행)이 소개하는 함께온기금 ⓒ (사)함께만드는세상]



1. 예비창업자금 대출

"당신은 왜 안 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가능하게 할 것인가"


제도권 금융은 신용점수·담보 기반 평가 체계로 인해 프리랜서, 비정규직, 경력단절자 등에게 특히 높고 단단한 벽이다.

예비창업자금 대출사업은 이러한 구조의 틈에서, 사연·준비도·실행 의지를 종합적으로 살펴 창업 초기자금을 최대 3천만 원까지 연 2~4% 금리로 지원한다.

모든 신청자의 대출을 승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종 선정된 이들의 면면을 보면,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꾸준히 준비해 온 이력과 성실하게 쌓아온 역량이 분명히 존재한다.

예비창업자금 대출사업은 '무조건 많이 빌려주는 대출'이 아니라 "함께 준비하는 창업"을 위한 동반 자금이다. 이 사업의 심사 과정은 탈락의 경험이 아닌 함께 고민한 시간으로 남는다.



2. 함께온기금 개인소액대출

위기는 금액보다 타이밍, 상환은 압박보다 계획


위기는 ‘돈이 아주 크게 부족할 때’보다 지금 당장 필요한 현금이 끊기는 순간에 갑자기 찾아온다.

월세, 카드값, 병원비, 돌발적인 가족 돌봄 비용 등 예상치 못한 지출이 한꺼번에 밀려들 때, 사람들은 고금리 대출이나 돌려막기를 선택하게 된다.

함께온기금 개인소액대출은 과도한 차입을 부추기는 금융이 아니라, 위기의 단절을 메우는 회복의 금융을 지향한다.

핵심 원칙은 기존 부채 점검, 필요성·시급성 판단, 생활패턴 기반 상환 설계이며, 참여자들은 "내가 갚는 돈이 다음 사람의 기회가 된다"고 말한다.



3. 자립준비청년 울타리대출

정책 공백기에 놓인 청년들의 '두 번째 기회'


보호 종료 후 5년이 지나면 많은 자립준비청년이 각종 정책 지원에서 자연스럽게 배제된다. 이 시기는 학업, 취업, 이직, 주거 이전 등 인생의 큰 전환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울타리대출은 이 시기 청년들에게 연 2% 이내 저금리로 필수 자금을 연결해 자립 기반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보증금·이사비를 마련하지 못했던 청년도 울타리대출을 통해 안정적으로 주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정책의 경계에서 놓치기 쉬운 시기에 "당신의 자립을 혼자 감당하게 하지 않겠다"는 작은 약속을, 금융이라는 방식으로 지켜내려 한다.



ESG / ESG오늘 / 이에스지

[금융 자립 지원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기회들 ⓒ (사)함께만드는세상]



상환에서 연대로, 연대에서 다음 기회로

상환금이 다시 다음 사람의 기회로 순환되는 구조는 함께온기금의 가장 큰 특징이다. 창업자금 참여자 중 일부는 후원자로 자발적으로 전환되었고, 많은 참여자가 "언젠가 누군가의 함께온기금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함께온기금은 금융이 부담이 아니라 회복의 발판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높은 금융의 문턱 앞에서 자립의 길이 고단하고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이들에게 함께온기금의 온기가 닿기를 바란다. 도움을 받는 대상에서 도움을 주는 주체로 거듭나기까지, 자립이 혼자가 아닌 함께 꿈꾸고 지지하는 일이 될 때 우리 사회는 조금 더 건강하고 단단해질 것이다.


사회연대은행은 앞으로도 자립을 꿈꾸는 사람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작은 은행'으로 남기 위해, 숫자 너머의 삶과 이야기에 꾸준히 귀 기울일 것이다.



by (사) 함께만드는세상 (사회연대은행) 원준혁 차장



[함께 알아보자]

금융으로 다시 일어설 기회 : 함께온기금
사연에서 시작된 창업 : 함께온기금 예비창업자금 대출사업 1년을 지나며
다시 숨 고르는 시간 : 함께만드는세상의 개인대출을 말하다.


이 기사를 공유할게요
확인
확인